이 글은 [사건번호 A] 손해배상(기)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9민사부가 2026. 7. 9. 선고한 판결을 분석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품목허가증에 기재된 주성분과 실제 주성분이 다른 유전자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개발사와 국내 제조·판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법원은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아직 질병이 발생하지 않은 '위험 노출' 단계의 피해를 제조물 책임법 체계 안에서 어떻게 금전적 손해로 구성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집행 단계에서 어떤 실무적 공방이 벌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I. 사안의 배경 및 핵심 쟁점

1. 당사자와 분쟁의 경위

가. 당사자 관계

피고 [제약사 A]은 1999. 6. 9.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로, 세포 유전자 기술을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인 [의약품 A]를 연구·개발하였습니다. 피고 [제약사 B]은 2000. 6. 23. 피고 [제약사 A]과 한국 및 동아시아 지역의 임상·생산·판매권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국내 임상시험을 완료하고 2017. 7. 12.경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의약품 A]를 제조·판매하였습니다. 원고들은 무릎 골관절염 등의 치료를 위해 2017. 12.경부터 2019. 3.경까지 [의약품 A]를 투여받은 환자들입니다.

나. 결함의 발견과 품목허가 취소

[의약품 A]는 1액과 2액을 3:1로 혼합하여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유전자치료제입니다. 품목허가증상 2액의 주성분은 TGF-β1 유전자가 도입된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이 사건 연골유래세포)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주성분은 다른 세포였습니다. 원래 이 세포는 제조 중간 단계에서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를 생산하는 데 쓰이고, 미세 필터로 걸러내 제거되어야 할 세포였습니다. 바로 HEK-293 세포에서 유래하여 종양원성이 알려진 이 사건 GP2-293 세포입니다.

개발 과정에서는 이상 징후가 여러 차례 나타났습니다.

  • 2003~2005년: gag/pol 유전자 PCR 분석에서 양성 반응이 반복되었습니다.
  • 2005년 누드마우스 시험: 방사선 조사 전 2액 세포를 투여한 10마리 중 3마리에서 악성종양이 발생하였습니다.
  • 2005~2006년: 미국 FDA와 식약처가 종양원성을 우려하며 방사선 조사를 권고하였습니다.
  • 2016년: 유전자 삽입 위치 분석 결과가 종전에 보고한 내용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 2017년: [외부생산업체 B] STR 검사에서 2액 세포의 DNA 지문이 HEK-293 세포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2019. 2.~3. [외부시험기관 A]의 STR 검사에서 2액이 GP2-293 세포일 가능성이 확인되었습니다. 피고 [제약사 B]은 2019. 3. 22. 이를 식약처에 보고하였습니다. 식약처는 2019. 4. 15. 제조·판매 중지명령을, 2019. 7. 3.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하였습니다. 또한 투여 환자 전체에 대한 15년간 장기 추적 조사를 추진하였습니다.

2. 원고들의 청구 구조

원고들은 두 단계로 청구를 구성하였습니다.

  • 주위적 청구: 제조물 책임법 제3조 제1항 및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3배 배상 포함)
  • 예비적 청구: 다음 위반과 기망을 이유로 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손해배상
    • 약사법 제58조 제1항, 약사법 제62조 제2호, 약사법 제62조 제11호
    •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청구금액은 세포 제거비용, 투약비용, 위자료 합계액 중 일부인 각 1,000만 원으로 하는 일부청구였습니다.

3. 핵심 쟁점

법원이 판단한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1. [의약품 A]에 제조상 결함이나 통상 기대되는 안전성이 결여된 결함이 있는지
  2. 제조물 책임법 제4조 제1항 제2호의 개발위험의 항변이 성립하는지
  3. 실제 발병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손해를 제조물책임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4. 피고들이 결함을 '알았는지' 아니면 '알 수 있었는지'에 따라 3배 배상, 기망, 과실 불법행위가 각각 성립하는지

II. 법원의 판단과 기존 법리와의 차이점

1. 제조상 결함 및 안전성 결여의 인정

가. 설계와 다른 제조

법원은 제조물 책임법의 결함 정의 규정 제조물 책임법 제2조 제2호 및 같은 호 가목(제조물 책임법 제2조 제2호 가목 참조)을 전제로 판단하였습니다. 아울러 피해자가 결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제조물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7다1448 판결을 인용하였습니다.

피고들은 2액 주성분으로 이 사건 연골유래세포를 의도하였으나 실제로는 이 사건 GP2-293 세포가 들어갔습니다. 법원은 이를 "원래 의도한 설계와 다르게 제조된 경우"로 보았습니다. 근거로는 두 가지가 제시되었습니다.

  • 이 세포는 HEK-293 세포와 기원이 같은 동종·동질의 물질이어서 발암성 등 위험성을 동일한 수준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피고들 스스로 이 세포를 여과 공정에서 완전히 제거하기로 설계하였습니다.

설계 의도와 실제 제조물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는 피고들의 개발 문서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는 구조였습니다. 따라서 결함 증명 부담이 상대적으로 쉽게 충족된 사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 방사선 조사와 FDA 임상 재개 항변의 배척

피고들은 두 가지 항변을 하였습니다. 하나는 방사선 조사로 종양원성 우려가 해소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FDA가 임상 재개를 허용하였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두 항변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1. 방사선 조사 항변

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방사선 조사만으로 종양원성 우려가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가) 피고 [제약사 B]의 입장문에 따르면, 장기추적조사에서 32건의 암 발생이 보고되었고 그중 4건은 인과관계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나) 피고 [제약사 A]이 2006년 FDA 권고를 수용하며 정한 방사선량은 15Gy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품목허가 전에 결정된 59Gy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다) 각종 시험은 연골유래세포를 전제로 설계되었으나, 실제 시험 대상은 GP2-293 세포였습니다.

라) 방사선 조사 후에도 세포는 즉시 사멸하지 않고 일정 기간 관절강 내에서 대사활동을 합니다. 따라서 그 기간 동안 위험성이 남아 있을 여지가 있습니다.

  1. FDA 임상 재개 항변

법원은 임상시험용 의약품과 시판 의약품은 수용 가능한 위해성의 정도와 고려해야 할 부작용의 범위가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임상 재개 허용이 시판 의약품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규제 당국의 일부 승인과 민사상 안전성 판단을 분리한 이 논리는 다른 바이오의약품 분쟁에서도 참고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2. 개발위험의 항변 배척

피고들은 제조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2액 세포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제조물 책임법 제4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면책을 주장한 것입니다. 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분리·여과 공정의 성공 여부를 확인할 자료가 보존되지 않았습니다.
  • FDA의 임상중단 서한(판결문상 2005. 8. 25. 및 2005. 12. 16.)이 있었습니다.
  • 2017년 [외부생산업체 B] STR 검사 결과가 피고 [제약사 B]에게까지 전달되었습니다.
  • 식약처의 종양원성 우려 통보와 방사선 조사 권고가 있었습니다.

이 판단에서 주목할 점은 법원이 '과학기술 수준'을 추상적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법원은 제조업자가 실제로 받은 경고와 검사 결과를 기준으로 발견 가능성을 평가하였습니다. 개발위험의 항변은 제조업자가 입증책임을 지는 면책사유입니다. 기록 관리가 부실하면 그 불이익이 제조업자에게 돌아간다는 점이 이 사안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보입니다.

3. 손해의 범위: 제조물 자체 손해와 정신적 손해

이 판결에서 법리적으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손해의 범위입니다.

  1. 주사비용의 배제

법원은 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26593 판결과 대법원 2000. 7. 28. 선고 98다35525 판결을 인용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상품적합성 결여로 제조물 자체에 생긴 손해는 제조물책임의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법리를 확인하고, 주사비용을 제조물 자체의 손해로 보아 제조물책임에서 제외하였습니다.

  1. 신체상 손해의 불인정

원고들은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세포가 신체에 결합되어 제거할 수 없다는 점을 신체상 손해로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판결문 각주에 따르면 원고들은 변론종결 전까지 신체감정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1. 정신적 손해의 인정

반면 법원은 정신적 손해를 인정하였습니다. 법원은 다음 두 규정을 함께 해석하였습니다.

  • 제조물 책임법 제3조 제1항이 배상 대상을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발생한 손해로 규정하여 재산상 손해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점
  • 민법 제751조가 정신상 고통을 재산 이외의 손해로 명시한다는 점

이를 바탕으로 법원은 생명·신체에 대한 손해에 정신상 고통이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정을 들어 결함과 정신적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였습니다.

  • 종양원성이 우려되는 세포가 투여되었다는 점
  • 원고들이 15년 장기 추적 조사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
  • 원고들이 겪었을 불안감, 공포, 배반감

필자의 경험상 이 구조는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피고들은 제조물 자체 손해의 배제를 강하게 지적하였고, 주사비용은 대체로 그 영역에 포섭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고 측은 청구 구조를 다시 설계하였습니다. 제조물책임법상 손해는 위자료로 집중하고, 주사비 상당액은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로 다루는 방식입니다. 반면 세포가 영구적으로 식별·제거될 수 없다는 점을 신체적 손해로 구성하려던 시도와 제거비용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발병이 없는 '위험 노출' 단계에서 정신적 손해를 제조물책임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는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하급심의 의미 있는 해석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항소심에서 유지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4. 3배 배상과 기망의 배척, 과실 불법행위의 인정

법원은 피고들의 인식 상태를 '알았는지'와 '알 수 있었는지'로 엄격히 구분하였습니다.

  1. 3배 배상과 기망의 배척

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들이 결함을 알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 [제약사 A]은 2017년 STR 결과를 받은 후 자체 PCR 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얻고 위 보고서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 2019년 [외부시험기관 A] 결과에 대해서도 재검증을 시도하였습니다.
  • 피고 [제약사 B]은 2019. 4. 1. 자발적으로 판매를 중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제조물책임법 제3조 제2항의 3배 배상 주장과 기망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습니다.

  1. 과실 불법행위의 인정

그러나 법원은 피고들이 2액 세포가 GP2-293 세포임을 '알 수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반복된 gag/pol 양성 반응을 만연히 위양성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입니다.
  • 2005년 누드마우스 시험 이후 종양원성에 안일하게 대응한 것으로 보입니다.
  • 2017년 STR 결과에 대해 추가 확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 핵형 분석과 WGS 분석 결과가 보인 이상에 적절히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들이 약사법 제62조 제2호와 제11호를 위반하였고, 피고 [제약사 B]은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의 거짓 표시를 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 품목허가 대상의 확정 기준

피고들은 실제 임상에 쓰인 세포가 곧 허가 대상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품목허가 대상은 연구 계획 단계부터 정체성이 부여되고 품목허가증에 표시된 성분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약사법 제31조 제2항과 약사법 제56조 등의 체계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한편 약사법 제58조 제1항 위반은 부정되었습니다. 피고 [제약사 B]이 품목허가증 기재 성분을 그대로 표시하였다는 이유입니다.

5. 위자료 산정과 일부청구

법원은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0다270633 판결의 위자료 산정 법리를 인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제조물 책임법에 위자료 산정 규정이 없으므로 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이 원고별 위자료를 3,000만 원으로 산정하며 참작한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약품 결함이 종양원성 위험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
  • 위험을 되돌릴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
  • 정신적 고통의 기간을 헤아리기 어렵다는 점

여기에 주사비 등 재산상 손해를 더한 금액이 청구액을 넘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각 1,000만 원과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9. 12.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전부 인용하였습니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지급하도록 하였고, 제조물 책임법 제5조의 연대책임도 함께 확인하였습니다.

III. 향후 소송 실무에 미칠 파급효과

1. '위험 노출형' 피해의 손해 구성 모델

이 판결은 하나의 손해 구성 모델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실무적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제조물책임으로 위자료를 확보하고, 재산상 손해는 법령 위반에 기초한 민법상 불법행위로 보완하는 방식입니다.

체내 이식형 의료기기, 세포·유전자치료제, 오염 의약품처럼 결함은 확인되었으나 발병은 불확실한 사안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안에서 원고 측은 이 판결의 구조를 참고하여 청구를 구성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다만 신체상 손해와 제거비용이 인정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의학적 제거 가능성이나 구체적 건강 영향을 입증할 방법이 없는 사안이라면 위자료 중심의 청구 설계가 현실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2. 규제 승인과 민사상 안전성 판단의 분리

법원은 해외 규제기관의 임상 재개 허용이나 국내 규제기관 보도자료의 안전성 언급만으로 민사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단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방어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피고 측은 규제 승인 사실보다 시판 제품과 승인 대상의 동일성, 그리고 시판 의약품 기준의 독립적 안전성 자료를 입증하는 데 무게를 둘 필요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3. 대규모 피해자 소송의 운영

실무상 파악된 바로는 유사 피해자는 약 900여 명에 이릅니다. 이 사건은 그중 약 140여 명이 원고이고, 나머지는 약 500명과 약 250명으로 나뉘어 1심이 진행 중입니다. 이 판결의 손해 구성과 위자료 산정 기준이 후속 사건에 사실상 참고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다수 원고 전원에 대한 신체감정은 실무상 매우 어렵습니다. 체내 2액 세포의 존재나 부작용을 감정으로 확인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대규모 의약품 소송에서는 공통 손해인 정신적 손해를 중심으로 청구를 설계하는 흐름이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IV. 법률 실무가 및 소송 당사자가 대비해야 할 포인트

1. 계약 및 제조 관리 단계

제약사 입장에서 이 사건의 교훈은 기록 보존과 이상 징후 대응입니다. 분리·여과 공정의 연구노트가 남아 있지 않았다는 사정은 결함 인정, 개발위험 항변 배척, 과실 인정에 모두 불리하게 작용하였습니다. 기업은 다음 사항을 미리 정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1. 개발사와 판매권자 사이의 라이선스 계약에서 검사 결과 공유 의무를 정해 둘 것
  2. 이상 결과의 재검증 절차와 책임 분담을 구체적으로 정해 둘 것
  3. 외부기관 경고를 '위양성'으로 처리할 때에는 그 판단 근거를 문서화할 것

2. 증거 확보 및 내용증명 단계

피해자 측은 다음 자료를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 투약 시점과 비용을 입증할 진료비 영수증 및 진료기록
  • 장기 추적 조사 대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

이 사건에서 주사비 손해는 진료비 관련 서증으로 인정되었습니다. 나홀로 소송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영수증 보관이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식 시점 입증도 중요합니다. 고의를 입증하려면 관련 형사사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는 방법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실무상 직접적인 인식 증거뿐 아니라 유사한 실험 결과와 외부기관 경고가 반복되었다는 사정도 고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3배 배상과 기망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분기점도 바로 이 인식 시점의 입증 여부일 것으로 보입니다.

3. 소송 단계

  1. 청구원인 설계

청구원인은 주위적·예비적 구조로 나누되, 손해 항목별로 어느 법리에 귀속시킬지를 처음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조물 자체 손해에 해당할 수 있는 항목은 불법행위 법리로 옮겨 두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1. 일부청구와 증액

일부청구로 소송비용 부담을 줄이고, 상급심에서 청구를 확장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 측이 항소하자 원고 측은 부대항소로 청구금액을 확장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청구와 소멸시효의 관계에 관하여는 관련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23723 판결 참조)를 사전에 검토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1. 신체감정 여부

소장에서 신체감정을 예고하였다면, 이를 실제로 진행할지 아니면 위자료 중심으로 전환할지를 변론 과정에서 일찍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4. 집행 단계

가집행 선고는 1심 승소의 실질적 효과를 확보하는 수단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측은 실제로 피고 [제약사 B]의 예금채권을 압류하여 인용 결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경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측의 강제집행정지신청이 즉시 인용되었습니다. 압류의 효력은 유지되었으나 추심은 정지되었습니다.

  2. 이어 강제집행취소신청이 며칠 만에 인용되어 압류의 효력도 해제되었습니다.

  3. 다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금액이 공탁되었습니다. 이로써 원고들의 배상액 보전 효과는 사실상 달성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가집행 선고 있는 판결에 대한 강제집행정지 및 취소 제도(민사소송법 제501조, 제500조 참조)는 담보 제공을 전제로 운용됩니다. 따라서 원고 측은 압류 착수와 함께 이 과정에서 형성될 공탁금에 대한 권리 행사 방법까지 미리 검토해 두는 것이 실익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고 [제약사 A]처럼 외국 법인이 공동피고인 경우에는 국내 책임재산 탐색과 해외 집행의 비용·기간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점에서 국내 법인에 대한 집행을 우선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V. 결론

이 판결은 품목허가증상 주성분과 실제 주성분이 다른 유전자치료제에 대해 제조상 결함을 인정하였습니다. 또한 개발위험의 항변을 배척하고, 실제 발병이 없는 위험 노출 단계에서도 생명·신체에 대한 손해에 포함되는 정신적 손해를 제조물책임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동시에 제조물 자체 손해에 해당하는 주사비는 약사법·표시광고법 위반에 기초한 과실 불법행위로 보완하였습니다. 이 손해 구성 방식은 후속 대규모 의약품 소송에 의미 있는 참고점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면 3배 배상과 기망은 '알 수 있었음'과 '알았음'을 엄격히 구분하는 판단에 따라 배척되었습니다. 이 쟁점은 항소심에서 인식 시점에 관한 증거가 얼마나 보강되는지에 따라 다시 다투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집행 단계에서는 가집행에 따른 압류가 정지·취소되었으나 공탁을 통해 배상액 보전 효과가 확보되었습니다. 이는 1심 승소를 실질적 이익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집행 전략이 갖는 의미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 목적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